집합건물 공용부분 무단사용과 부당이득
- 법과 관련된 정보들
- 2020. 6. 14.
구분건물 그러니까, 하나의 큰 건물 안에 여러 사무실이나 독립된 공간이 있어서 그 부분을 소유권의 객체로 삼을 수 있는 경우에 우리 법은 그 부분에 대해서 소유권을 설정할 수 있겠끔 하고 있고, 그것을 일컬어서 구분소유권이라고 칭하고 그 소유자들을 구분소유자라고 합니다. 엄연히 이분들은 그 건물전체에 대한 이해관계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공용부분 예컨대 복도나 로비 같은 부분에 대해서 다른 구분소유자들이 자신만의 배타적 소유권을 주장하여 다른 구분소유자의 출입을 방해할 수 없고 만약 방해한다면 이는 위법하다고 할 것입니다. 그 경우 불법행위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부당이득 즉, 법률상 아무 원인 없이 해당 부분을 점유함으로 인해서 이득을 얻고 다른 사람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 그 부당이득을 반환하여야 하는지에 대해서 그동안 대법원은 그 반환에 대해서 부정하였었는데요, 얼마 전에 이를 변경해버리는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왔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그 판결을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간단한 사실관계
원고는 상가건물의 관리단이고 피고는 상가건물 1층 상가의 구분소유자로서 그곳에서 골프연습장을 운영하면서 1층 복도와 로비를 점유하여 골프연습장의 내부공간인 것처럼 사용하고 있음. 원고가 피고에게 복도와 로비의 인도청구와 함께 이 부분의 점유·사용에 따른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한 사건임
이 사건의 쟁점은 구분소유자 즉, 위 사건에서 골프연습장을 운영하면서 1층 복도와 로비를 점유하여 마치 자신의 내부공간인 것처럼 사용하고 있는 자의 부당이득이 성립하는지 여부입니다. 기존의 판례는 어땠을까요??
집합건물의 복도, 계단 등과 같은 공용부분은 구조상 이를 점포로 사용하는 등 별개의 용도로 사용하거나 그와 같은 목적으로 타에 임대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구분소유자 중 일부가 아무런 권원 없이 이를 점유·사용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로 인하여 다른 구분소유자에게 임료 상당의 이익을 상실하는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05. 6. 24. 선고 2004다30279).
위에서 기존 판례 내용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어차피 그런 공용부분은 다른 사람에게 임대를 할 수가 없는 부분이기에 그로부터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가능성 자체가 없었기에 부당이득도 성립하지 않는다는 법리였습니다. 이에 대해서 이번에 바뀐 판례는 다음과 같이 얘기하고 있습니다.
대법원은, ① 피고가 이 사건 복도와 로비를 배타적으로 점유·사용함으로써 이익을 얻었고 상가건물의 다른 구분소유자들은 이 사건 복도와 로비를 전혀 사용하지 못하게 되는 손해가 발생하였으므로 이로써 부당이득이 성립하고, ② 이 사건 복도와 로비를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지 임대할 수 있는지는 부당이득의 성립과 관련이 없으며, ③ 일반적으로 부동산의 무단 점유·사용에 대하여 차임 상당액을 부당이득으로 인정하는 이유는 해당 부동산의 점유·사용으로 인한 이익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때 그 부동산 사용에 관하여 약정되었을 대가로 산정하는 것이 합리적이기 때문이지 해당 부동산이 임대가능하기 때문이 아니라는 이유 등을 들어 종전 선례를 변경하고, 종전 선례에 따라 원고의 부당이득반환청구를 기각한 원심판결을 파기(일부)하였음(대판 2020.05.20. 2017다220744).
네!! 임대할 수 있는지 여부는 부당이득과는 성립이 없다고 명시적으로 설시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수십년동안 확고하게 이어져 오던 공용부분에 대한 부당이득 반환청구 불가의 법리는 깨져버리고 말았습니다. 집합건물 공용부분과 부당이득의 문제는 학계에서는 많은 논쟁이 있었던 사안이었는데요, 이렇게 판례가 변경되고 말았습니다. 이 밖에도 대법원의 인적 구성이 많이 바뀌면서 많은 새로운 법리를 갖춘 판례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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